분류 전체보기57 지지리도 사진 찍을 곳이 없던 ‘지지리골’ 2026년 8월 7일. 햇볕은 쨍쨍 새벽 5시에 일어나 이것저것 챙겨 사당역으로 갔습니다. 6시 50분 출발하는 산악회 버스를 타기 위해서입니다. 오늘 촬영은 조금 다른 방식이므로 중요했고 전철 연착도 있을까봐, 앞의 앞차를 탔습니다. 풍경사진 잘 찍는 법을 책으로 익히기도 했고, 거기에 걸맞게 행선지 이름도 멋진 버스를 골랐습니다. 오늘 가볼 곳은 네 곳. ① 태백 지지리골 ② 정선 스카이워크 ③ 정선 5일장 ④ 평창 평화의 길 돌아올 땐 사진 풍년, 생각만 해도 기분이 들떴습니다. 안내산악회 하나가 내놓는 행선지는 일주일에 백 곳쯤 됩니다. 한국의 100대 명산, 산악회가 뽑은 200대 명산, 동해·남해·서해 해안선을 따라가는 코스, 이름도 생소한 오지 트레킹까지. 그 가운데 사진 찍기에 최적 코스라.. 2026. 8. 11. 여름 길목에서 마주한 풍경들 (下) 쉼표가 되어준 바다, 밤빛에 다독인 여정 복잡하고 번잡한 통일전망대에서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화진포로 향했습니다.가는 길에 한적한 초도항을 먼저 찾았으나, 아쉽게도 공사가 한창이었습니다.1. 소박한 바다가 건넨 위로, 초도해변과 화진포 대신 그 곁의 초도 해수욕장이 작고 소박한 모습으로 정겹게 맞아주었습니다. 신라 문무왕의 해중능 전설이 전해지는 금구도를 배경으로 잔잔한 물결이 일렁이는 바다는, 전망대 입구에서 가라앉았던 마음을 다독여 주었습니다.이어서 도달한 화진포는 동해안 최대의 석호로, 이승만·김일성 별장이 교차하는 격동의 역사를 품고 있는 공간입니다.호수를 둘러싼 울창한 송림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비극적인 역사와 대비되는 호수의 정적 속에서 잠시 숨을 골랐습니다. 2. 삶의 애환이 서린.. 2026. 8. 10. 여름 길목에서 마주한 풍경들 (上) 역동과 평화, 그리고 경계에서 멈춘 발길 지나온 계절은 늘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다가옵니다. 그동안 한겨울 길목에서만 지나치던 인제 매바위 폭포를 7월의 마지막 날 마주했습니다.겨울엔 꽁꽁 얼어붙어 거대한 얼음 기둥으로 침묵하던 그곳에서, 오늘은 세찬 물소리와 함께 폭포수가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1. 계절의 반전, 인제 매바위 폭포 높이 88미터의 매를 닮은 바위 절벽에서 쏟아지는 시원한 물줄기가 행인들의 더위를 씻어주는 모습이 장관이었습니다.같은 공간임에도 계절이 바뀜에 따라 전혀 다른 생명력을 내뿜는 자연의 이치가 새삼 신비롭게 다가옵니다. 얼어붙은 침묵 대신 생동하는 음률을 뿜어내는 폭포 앞에서, 렌즈를 통해 그 시원함을 담아보았습니다.2. 바다와 시냇물이 만나는 고요함, 청간정 다음 들른 곳은.. 2026. 8. 4. 오케바리, 그리고 코드 뽑힌 여자 지하철 문가에서 들은 버럭 소리"오케바리?"전철에 막 오르는데 누가 내 귀에다 소리를 버럭 질렀다. 깜짝 놀라 쳐다보니 문간에 선 한 청년이 핸드폰을 받고 있었고, 내 귀가 그의 입을 스친 꼴이었다.문이 닫히자 차 안이 조용해지고 그의 목소리도 줄어들었다. 그는 제 친구와 약속장소를 정하는 모양인데 '찾아올 수 있겠지?'라는 뜻으로 그 말을 외쳤던 것이다.외모도 준수한 청년이 여자친구의 머리칼을 연신 쓰다듬으며 말끝마다 ‘오케바리?’를 연발했다. 주위의 눈총도 모르는 체, 상스러운 말투로 전화에 열중하고 있는 젊은이 둘은 흔한 말대로 '한 쌍의 바퀴벌레' 같았다.전철이 서고 문이 열리자 엔진 소음이 커지고 그의 목소리도 다시 커졌다."XX놈아 앞 대가리에 타면 바로 2번 출구로 나온다니까. 앞 대가리에 .. 2026. 8. 3. 횡재수의 랠리, 그리고 붉은 수박 한 조각 장마철 하늘의 지리함 먹구름이 그득한 장마철 하늘을 바라보며 지레 마음을 접으려던 참이었다.그런데 이게 웬걸. 예보와 달리 비는 내리지 않았고, 거짓말처럼 테니스장 문이 환하게 열려 있었다.예상치 못한 선물 같은 날씨, 그야말로 ‘횡재수’였다.테니스든 골프든 배드민턴이든, 모든 운동의 가장 큰 숙제는 마음 맞는 파트너를 구하는 일이다. 시간 맞추랴, 실력 맞추랴 애쓰는 이들이 수두룩하지만 우리는 그런 걱정이 전혀 없다.언제든 라켓 두 자루 챙겨 들고 함께 코트로 나설 수 있는 평생의 동반자가 있으니 말이다.어느덧 칠순을 맞이하고도 코트 위에서 경쾌하게 공을 쫓는 아내를 보고 있노라면, 함께 땀 흘릴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새삼 고마운 마음이 깊어진다.코트에 서자 후덥지근한 공기가 온몸을 감싸 안았지만 상.. 2026. 7. 28. 고2 때, 베테랑의 첫 글자는 B인 줄 알았다 베테랑의 첫 글자가 V인지도 모르면 고교생 맞는가? 2026년 7월 25일. Y고 57 산우회의 서울숲 트레킹으로 10명이 모였다. 모교 교장을 지낸 이범희 동기도 있었는데, 며칠 전 세상을 떠난 농구선수 강현숙 이야기가 익고 있었다.동갑내기 스포츠 스타의 부고는, 우리 마음속에 숨어있던 50여 년 전 기억까지 함께 불러냈다. 전 교장선생님은 사뭇 비장한 얼굴로 내게 다가왔다.그런데 그 표정이 너무 진지해서 오히려 웃음이 났다. 대뜸 "추모위원장으론 얘가 적격"이라며 나를 찍었다. “내가 뭐 사귄 것도 아니고, 쫓아갔다가 미역국 먹고 온 눔인데….” “그래도 말 걸어본 자는 네가 유일하잖아. 입씨름에서도 안 졌다니, 그냥 맡김이 아니고 맡낌.” 2026년 7월 27일 www.youtube.com.. 2026. 7. 27. 이전 1 2 3 4 5 ···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