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1 단풍에 등 떠밀려, 상원사에서 비로봉으로 상원사 마당을 나서며, 나는 잠시 발걸음을 늦추었다.바람이 먼저 길을 걷고 있었다.사방이 단풍이었다.곱다는 말로는 조금 모자랐다.빛이 나무에 붙어 있는 듯했다.붉은 잎은 붉은 대로,노란 잎은 노란 대로서로 양보도 없이 제 색을 뽐내고 있었다.나는 괜히 한 번 더 둘러보았다.이 길이 오늘의 시작이라는 것이, 조금 아까웠다.비로봉은 아직 멀다.하지만 마음은 이미 반쯤 올라가 있었다.이쯤에서,잠시 그날의 풍경을 내려놓는다. 두로령을 지나 상원사로 돌아오는 길다리 근육보다 마음이 먼저 피로를 느낀다.하지만 내려오면서 비로소 보이는 풍경,오르면서 놓쳤던 바람결과 낙엽의 색은오늘 산행이 내게 준 가장 큰 선물이다.다음에 올 가을에도 나는 다시 이 길을 걸으며작은 행복들을 하나씩 주워 담겠지. 2026. 4. 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