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얄개1 [응답하라 1972 ①] 벼랑 끝에서 빌린 아버지 이제는 웃으며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그때는 분명 벼랑 끝에 서 있었다. 문득 떠오른 기억 하나. 아버지를 ‘빌렸던’ 날이 두 번 있었다.고등학교 시절 나는 싸움꾼은 아니었지만,주먹패들에게 기죽지 않고 다녔다. 교복 바지 대신 건빵 주머니가 달린,미군복을 입었던 복장 덕분도 있지 않았을까.중고 워커는 끈을 반만 맨 채 너풀너풀,학교건 시내건 동네건 너풀대며 다녔다.선생님께 몇 번이나 걸렸지만, 복장은 고칠 수가 없었다. 어머니께 “군복도 괜찮다, 군화도 괜찮다”라고 큰소리를 쳐버린 뒤였으니까. 바지나 신발 살 돈을 또 타낼 재간이 없었다.결국 생활지도 선생님에게서 최후통첩이 왔다. “부모님을 모셔 올 것.” 하루를 사흘처럼 고민했다. 그리고 끝내, 학교 앞 탁구장으로 갔다.그곳 주인을, 아버지로 모셔가.. 2026. 3. 2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