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낙서1 개떡 같은 세상에서 만난, 찰떡 아이 2002년 한일 월드컵으로 밖은 뜨거운데, 글 마감시간에 쫓기는 나는 컴퓨터 속에서 정신 없었다. 시립도서관 2층 남자화장실 첫 번째 칸에 앉으니 적나라한 그림 한 컷이 눈길을 끈다. '이거 그린 놈 대학생 아니다. 대학생이면 좀 더 잘 그렸어야지!' 촌평은 아쉬움을 외면당한 채 엄한 꾸지람을 달고 있다 '낙서하지 마. 세끼들아!' 누군가 빨간 볼펜으로 맞춤법도 지적했다 '↙틀렸음 새끼(○)' 빨간 글씨는 다시 길게 휘어진 화살표에 끌려가 굵은 사인펜으로 얻어맞았다.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어. 쉐끼들아!' 머리 위에서 쇠파이프를 타고 내린 찬물 한 통이, 푸하하 쓸려나가고 파란 창에 구름 반쪽 갸우뚱인다. 그래 어쩌면 아주 오래 전엔 '세끼'가 맞는 말이었는지도 모.. 2026. 4. 1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