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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필/칼럼

칠순 고개 넘어, 하프 마라톤을 넘다

by 월화 희준 2026. 5. 18.

최근 러닝 붐이 불면서, 
전국 마라톤 대회의 참가비가 무섭게 치솟고 있습니다.
과거 2~3만 원 선이던 참가비가 이제는 기본 5~7만 원, 메이저 대회는 10만 원씩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합니다.
"내 돈 내고 내 발로 길바닥을 뛰는데 왜 이렇게 비싼 돈을 내야 하나?"
장소도 확보해야 하고, 물과 간식도 줘야 하고.
기록도 재 줘야 하고, 경비가 드는 건 누구나 압니다.
그러나 너무 비쌉니다. 
 
오늘은 마라톤 참가비가 아깝다고 느껴지는 솔직한 이유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결승선으로 향하는 이유를 담아보았습니다.
 
1. 마라톤 참가비, 왜 아깝게 느껴질까?
소비자의 입장에서 요즘 마라톤 대회를 바라보면
아쉬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치솟는 가격 대비 실망스러운 기념품.
티셔츠 한 장과 완주 메달이 전부인 경우가 많은데,
가격은 해마다 오릅니다.
 
불편한 인프라와 통제도 문제입니다.
수만 명이 몰리는 대회에서 탈의실과 화장실 이용은 전쟁을 방불케 하고
도로 통제 구역이 좁아 병목현상으로 제대로 달리기 힘든 경우도 있습니다.
 
'내 발로 달리는 것'에 대한 비용.
상업적인 이벤트로 변질되고 마케팅에 동원되면서,
참가자들에게 과도한 비용 부담을 지운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요행 없이 오직 내 다리 근육과 심장으로 달리는 스포츠인데,
상업성이 짙어진 대회 시스템을 보면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원래 마라톤이란 혼자 달리는 경기 아니었습니까?
승전보를 전하기 위해 혼자 달린
그리스 병사로부터 시작된 경기임을 생각하면
군중과 함께 부화뇌동할 운동은 아닙니다.
 
2. 그래서 대회에 앞서 같은 거리를 혼자 달려봤습니다. 
 
거리는 전자 손목시계로 쟀습니다.
집에서 출발점까지 1.5km
출발선에서 반환점까지 9km
 
왕복 21km, 하프마라톤입니다.
 
화장실과 탈의실 등 줄 설 필요도 없고,
웅성웅성, 군중도 없습니다.
숨차면 걷고, 괜찮으면 다시 뛰고
 
꼬래비면 어떻습니까?
완주가 목표인 선수는 서두를 일이 없습니다.
 
그러나 마냥 걸어서는 탈락도 있음을 아셔야 합니다.
각 대회마다 조금씩 다르긴 한데,
하프마라톤의 경우, 2시간 30분 안에는 들어와야 합니다.

  •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HALF 2시간 30분, 10km 1시간 15분입니다.
  • 2026 경기수원국제하프마라톤: 하프 3시간, 10km 2시간입니다.
  • 2026 조선일보 서울하프마라톤: 하프 2시간 30분, 10km 1시간 30분입니다.
양재천 하프마라톤 반환점

 
3. 완주가 주는 의미만 생각했습니다
영상을 보면 아시겠지만, 출발 전의 투덜거림은 일절 없습니다.
완주만 했다 치면 부러울 게 없는 날.
 
완주가 주는 진짜 가치는 돈으로 매길 수 없기 때문입니다.
 
나 자신과의 정직한 승부
마라톤은 요령이나 타협이 통하지 않음은 다 아시죠?
오직 내가 흘린 땀방울만큼만 전진할 수 있는 정직한 스포츠입니다.
 
고통을 참고 한 걸음씩 나아가서
반환점만 돌아도 반은 성공 아닙니까.
 
결승선을 통과할 때의 성취감.
그 어떤 소비로도 살 순 없는 귀한 경험입니다.
 
일상의 한계를 깨부수는 에너지
"내가 그 먼 거리를 끝까지 달려냈다"는 기억은
삶의 커다란 무기가 될 것입니다.
 
일상에서 힘든 고비가 찾아올 때마다,
심장이 터질 것 같던 그 주로 위의 기억을 떠올리며,
다시 달릴 수 있는 원동력을 생각합니다.
 
그래도 비싼 돈 내고
마라톤 본 대회로의 합류
저는 그건 못 할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요즘 마라톤 참가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